계군일학 鷄群一鶴
닭의 무리 사이의 한 마리 학이라는 뜻으로, 보통 사람들 가운데 뛰어난 한 사람이 있음을 말한다.
죽림칠현도(이명기 작, 선문대학교 박물관 소장)
죽림칠현(竹林七賢) 중 한명인 혜강(嵇岡)은 위나라의 중산대부(中散大夫)였는데 억울한 누명을 쓰고 처형을 당했다. 그때 혜강의 아들 혜소(嵇紹, ? ~ 308년)는 열 살 밖에 안 된 어린 아이였다. 혜소는 총명하고 뛰어난 청년으로 자라났다.
혜소의 재주를 아낀 중신 산도는 그를 무제(사마염)에게 천거했다.
“폐하, 혜소가 비록 죄인의 자식이기는 하나 총명하고 박학함이 춘추시대 진나라의 대부 극결에 뒤지지 않습니다. 혜소를 비서랑(秘書郞)으로 하심이 어떠할지요.”
무제는 산도의 추천을 받아들여 혜소를 비서랑 보다 한 등급 높은 비서승(秘書丞)에 임명했다.
혜소가 입궐하는 모습을 멀리서 본 사람은 감탄하며 왕융에게 말했다.
“혜소의 모습이 어찌나 늠름하던지 ‘닭의 무리 속에 학 한 마리가 우뚝 선 것’ 같았소.”
그 말을 들은 왕융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혜소의 아비는 훨씬 더 늠름하고 뛰어났다네. 자네는 그 사람을 본 적이 없지만 말이네.”
- 출처 : 진서 혜소전(晉書 嵇紹傳)
- 한자풀이
계(鷄) : 닭
군(群) : 무리
일(一) : 하나, 한번
학(鶴) : 두루미, 학
- 동의어 : 군계일학(群鷄一鶴), 군계고학(群鷄孤鶴)
죽림칠현(竹林七賢)
중국 위진(魏晉) 시대 노장사상에 심취하여 술과 시에 취해 산 일곱 선비로, 완적(阮籍), 혜강(嵆康), 산도(山濤), 상수(向秀), 유령(劉伶), 완함(阮咸), 왕융(王戎)이다. 낭만적으로 포장되었지만 혹독한 현실을 외면하고 목숨을 보존한 지식인으로 정치적 혼란은 회피하고 은거해야 했던 중국 지식인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 모두가 정치에 무관심했던 것은 아니어서 혜강은 사마씨(司馬氏)에 반대하다 죽임을 당하기도 했다.
사마염
서진의 초대황제(司馬炎, 236년 ~ 290년)로 제갈량(諸葛亮)과 결전을 벌인 사마의(司馬懿)의 손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