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무쌍 國士無雙
나라 안에 견줄만한 자가 없는 뛰어난 인재라는 뜻으로 걸출한 인물을 일컫는다.
한나라의 대장군 한신
국사무쌍으로 시작하여 토사구팽으로 끝났다
진나라(秦)가 망하고 초패왕 항우(楚霸王 項羽)와 한왕 유방(漢王 劉邦)이 천하의 패권을 놓고 경쟁하던 때, 유방의 진영에는 한신(韓信)이라는 군관이 있었다. 한신은 원래 항우군에 있었으나 좋은 계략을 내어도 들어주지 않자 유방군에 투항했다.
한신은 유방군에서는 실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아 치속도위(治粟都尉)가 되었는데, 군량을 관리하는 일이어서 승상 소하(蕭何)와 자주 대면했다. 소하는 한신이 비범한 능력은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후일 큰 인물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당시 한 진영이 사기는 엉망이었다. 오랜 전쟁으로 군사들은 부상당하고 지쳤으며 고향이 그리워 도망치는 병사들이 많았다. 한신도 그 무리에 끼어 부대를 이탈했다. 한신은 스스로의 재능을 잘 알고 있었고 치속도위라는 낮은 직책에 도저히 만족할 수 없었다.
한신이 떠났다는 것은 안 소하는 말을 타고 뒤쫓았는데 그 모습을 본 부하 장수가 소하가 도망쳤다고 유방에게 보고했다. 유방은 실망과 배신감에 어쩔 줄 몰랐다. 그런데 이틀 후 소하가 돌아오자 몹시 기뻤지만 내색하지 않고 소하를 불러 꾸짖었다.
“어찌 승상이 도망칠 수 있단 말인가?”
“저는 도망친 것이 아니옵니다. 도망친 자를 다시 데려오기 위해 갔던 것입니다.”
“도대체 누구를 데려오려 했단 말이오?”
“치속도위 한신이옵니다.”
“무어요? 치속도위? 장군이 도망칠 때는 눈도 깜짝하지 않더니, 기껏 치속도위 때문에 승상이 직접 나섰단 말이오?”
“도망친 장군들 정도는 얼마든지 다시 얻을 수 있으나 한신은 국사무쌍(國士無雙)이라 할 만큼 뛰어난 인재입니다. 전하께서 한왕(漢王)으로 만족하고자 한다면 그자가 없어도 됩니다. 그러나 천하를 도모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인재이니 그에 걸맞은 지위를 주십시오.”
“승상께서 그리 칭찬하니 장군으로 임명하겠오.”
“그 정도로는 아니됩니다.”
“그러면 대장군의 지위를 내리겠소.”
한신은 대장군이 되어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여 유방의 천하통일에 큰 공을 세웠다.
- 출전 : 사기 회음후열전(史記淮陰候列傳)
- 한자풀이
국(國) : 나라
사(士) : 선비
무(無) : 없다
쌍(雙) : 쌍
- 유의어 : 동량지기(棟樑之器)
- 관련 고사성어 : 토사구팽(兎死狗烹)
사기(史記)
전한(前漢)의 역사가인 사마 천(司馬 遷)이 지은 역사서로 신화시대부터 전한의 한무제(漢武帝) 때 까지의 역사를 서술했다. 사기의 서술 방식인 기전체는 동아시아에서 역사 서술의 모범이 되었다.
한신 (韓信, ? ~ 기원전 196년)
중국 한나라의 장수로 유방이 항우를 물리치고 패권을 장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유방의 삼걸 중 한명이다(장량, 소하, 한신). 그러나 유방이 황제에 오른 뒤에 견제를 받아 공신으로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으며 역모를 했다는 모함을 받고 처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