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초보은 結草報恩
풀을 묶어 은혜를 갚는다는 뜻으로 은혜를 잊지 않고 보답한다는 의미이다.
결초보은의 풀 수크령 (사진출처 : Treeinfo)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 진나라(晉) 문공(文公)의 휘하에는 위무자(魏武子)라는 뛰어난 장수가 있었다. 그는 전장에 나갈 때마다 두 아들 위기(魏顆)와 위과(魏錡)에게 자신이 죽거든 애첩(愛妾) 조희(祖姬)를 좋은 집에 개가(改嫁 : 재혼)시키라고 말하곤 하였다. 그런데, 임종할 때에는 조희를 자신과 함께 순장(旬葬)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당시에 왕족이나 귀족이 죽으면 첩(妾)이나 노비(奴婢)를 죽여 순장(旬葬)하곤 했다.
위기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아버지의 조희를 순장시키려 했지만 위과는 반대하였다.
“아버지는 살아계실 때 언제나 서모(庶母 : 아버지의 첩)를 개가시키라 하지 않았나. 돌아가실 때는 오랜 병으로 정신이 혼미하셔서 한 말씀일 것이야. 그러니, 아버지의 정신이 맑을 때 하신 말씀을 따르는 것이 옳지 않겠나.”
결국 두 형제는 조희를 좋은 가문에 개가시켰다.
훗날 위과가 진나라(秦)와의 전쟁에 나가게 되었는데 큰 위기에 몰렸다. 위과는 진나라의 장수 두회를 당할 수가 없어 군사를 이끌고 후퇴하던 중, 귓가에 ‘청초파’라는 말이 들렸다. 위과는 청초파에 진을 치고 두회의 부대와 일전을 벌였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두회의 말이 쓰러지고, 말에서 내려 싸우려던 두회도 계속 넘어지는 것이 아닌가. 위과는 이틈을 노려 두회를 생포하여 포로로 삼았다.
위과는 병사들과 승리를 축하하며 거나하게 술을 마신 뒤 막사에서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 노인 한사람이 나타나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조희의 아비되는 사람이오. 장군이 선친의 유언을 마다하고 내 딸의 목숨을 살려 좋은 가문에 시집보내 주셨으니 이 늙은이도 은혜를 갚아야 하지 않겠소. 내가 풀을 묶어 두회와 말을 쓰러지도록 하였다오. 미력하나마 장군의 은혜를 갚고 싶었오.”
위과는 다음날 병사들에게 꿈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이 이야기가 퍼져 나가 반드시 은혜를 갚는 경우를 ‘결초보은(結草報恩)’이라고 이르게 되었다.
- 출전 : 춘추좌씨전 선공 15년조(春秋左氏傳 宣公 十五年條)
- 한자풀이
결(結) : 맺다, 묶다
초(草) : 풀, 잡초
보(報) : 갚다
은(恩) : 은혜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공자가 편찬한 역사서 <춘추>의 대표적인 주석서로 B.C. 700년부터 B.C. 500년 사이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저자는 노나라 문인 좌구명(左丘明)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나, 분명하지는 않다. 방대하고 상세한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