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의 PB 상품은 정말 싼 것일까
- “마트”라 불리는 정글에서 살아남기 ②
PB 상품으로 나온 주방세제를 몇 번 쓰다가 다시 예전에 쓰던 제품으로 다시 바꿨다. 반값이나 다름없는 싼 가격에 혹해서 몇 번 샀지만 일반 제품보다 훨씬 빨리 떨어졌다. 마치 물이라도 탄 듯해서 설거지 할 때마다 몇 번이나 다시 짜내야했다. 우유도 너무 싱거워서 한잔으로는 성에 안차 두잔, 세잔 마시다 보면 이틀이면 1L짜리 우유가 금새 바닥을 드러낸다. 미용티슈는 키친타올처럼 거칠어서 두 번 다시 사지 않았다.
대형마트에 진열된 PB 상품 라면(사진출처 : 연합뉴스)
1+1 처럼 PB 상품도 쇼핑의 신세계였다. 아니, 그렇게 보였다. 마트의 PB 상품을 두루 써 보고 느낀 점은 “싼 게 비지떡”이라는 것이다. PB 상품의 대부분은 식품이나 소모품인데, 너무 묽거나 약해서 빨리 소모되거나 부서졌고, 품질이 형편없는 경우가 많았다. 얼핏 보면 비슷해 보여도 성분을 자세히 읽어보면 첨가물 함량이 높다.
물론, PB 상품이 다 형편없는 것은 아니다. 정말 값싸고 좋은 것도 있지만 찾기가 정말(!) 어렵다. 그런 제품을 찾으려면 발바닥이 아프도록 발품을 팔거나 꽤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다수의 소비자는 PB 상품을 사고 알뜰하게 쇼핑했고 생각하지만, 싼 가격은 낮은 품질을 가리는 가면(假面)이자 착각에 빠트리는 함정이다. 치밀한 유통업체의 상술 앞에 대다수의 소비자는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알뜰하게 살기 참 힘들다.
● PB(Private Prand) 상품
유통업체가 기획이나 생산 과정에 참여한 제품. 제조업체가 생산한 제품을 유통업체가 사들여 판매하는 NB(National Brand) 제품보다 유통 과정이 줄어 가격이 매우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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